한국전기기술인협회 경상남도회, 한국전기안전공사 ‘시험자 기준’ 전면 철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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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기술인협회 경상남도회(회장 정왕기)가 한국전기안전공사가 고시한 ‘전기설비 시험 · 측정자 세부기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전면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전기기술인협회 경상남도회 회원들이 한국전기안전공사 경남본부 정문 앞에서 전기설비 시험 · 측정자 세부기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배한익 기자)

협회는 이 기준이 상위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된 위법한 행정행위이자, 업계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조치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의 중심이 된 ‘전기설비 시험 · 측정자 세부기준’은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하고, 자격 요건, 장비 보유 기준 등 전기설비 시험자의 등록 조건을 대폭 강화한 내용이다. 해당 기준의 취지는 전기설비 안전관리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지만, 실제 업계에선 이는 사실상 소수 대형기관만을 위한 맞춤형 규제이며, 중소업체를 시장 밖으로 밀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경남본부에서 전기설비 시험 · 측정자 세부기준’에 대해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사진/배한익 기자)

이러한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2025년 7월 18일(금) 오후 1시, 창원시 의창구 우곡로에 위치한 한국전기안전공사 경남본부(본부장 안원형)4층 강당에서 ‘전기설비 시험 · 측정자 자격 및 장비에 대한 세부기준 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 개최를 앞두고, 한국전기기술인협회 경상남도회 정왕기 회장을 비롯한 소속 회원들은 경남본부 앞에서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공기업이 자의적으로 업역을 통제하고, 영세사업자들을 배제하려는 폭거를 멈추라”며 강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전기기술인협회 경상남도회 소속 회원들이 한국전기안전공사 경남본부 후문에서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 전기 설비 시험, 측정자 세부기준에 반발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배한익 기자)

협회는 이번 세부기준이 법적 정당성 자체를 결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법률 자문 결과에 따르면, 등록 기준이나 자격 요건은 최소한 대통령령 이상의 근거를 두어야 하며, 공기업의 내부 고시나 단순 공고로는 새로운 자격 요건을 정할 수 없다는 해석이 내려졌다. 협회는 “단순 행정규칙으로 업역을 창설하거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것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기준이 마련되는 과정에서도 절차적 정당성이 완전히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안전위원회 회의에서 ▲공청회 개최 ▲한국전기안전공사의 ‘규제자-시장참여자’ 겸직 문제 ▲중소업체 배제 우려 등을 정식으로 제기했지만,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이를 무시한 채 원안을 그대로 강행 통과시켰다. 공청회는 정책 결정의 기본 절차임에도 생략됐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경제적 부담도 큰 문제다. 협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새 기준에 따라 종합시험자로 등록하려면 최소 1억 원 이상의 장비 및 인력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30종 이상의 고가 전문 장비를 구비해야 하는 조건은 영세업체에게는 사실상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협회는 “이 기준은 특정 기업에만 유리한 구조를 제도화하는 조치이자, 현장 기반 기술인력을 구조조정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왕기 회장은 “한국전기안전공사는 공공기관일 뿐이며, 법률을 제정하거나 자격을 제한할 권한이 없다”며 “이번 기준은 업역을 무력화하는 위헌적 조치”라고 일침을 날렸다. 그는 “절차도 없고, 기준도 불합리한 이번 규정은 즉시 철회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헌법소원, 행정소송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협회는 국회와 산업부, 감사원 등에 공식 대응을 준비 중이며, 전국 기술인 단체와도 연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피켓시위와 설명회 내 항의 발언을 계기로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기술기준 논란을 넘어, 공기업의 권한 행사와 업계 생존권이 충돌하는 구조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으며, 향후 제도적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창원특례신문(https://www.cwtr.co.kr)